제주 김녕리 게스트하우스
Guest House
2016
Gimnyeong, Jeju


바라보다 ; 치유의 방
정오 무렵의 태양은 깊은 숨을 쉬고 있었다. 방 으로 쏟아지는 그 빛은 고독의 누르스름함이 녹아 있었다. 창에 붙은 책상인지, 책상에 붙어있는 창인지 모를 작은 테이블 위에 상념의 집합들이 쏟아져 흘러내리고 있었다. 의자에 몸을 의탁하고 멀리 보이는 흐릿한 산을 바라보며 상념의 덩어리들을 받는 의식을 치른다. 이 상념의 덩어리들은 반쯤 감은 눈으로 과거의 모든 기억들을 황금의 편린으로 산산히 부서져버리고 만다. 그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무념의 세계에서 황금의 분진들은 방금 전까지 차가워진 마음을 덮어버린다. 치유된다.
에드워드 호퍼,(Morning Sun)>, 1952 , 콜럼버스 근대 미술관
들어가기
제주의 게스트 하우스는 많은 의미소를 내표하고 있다. 특히 제주라는 지역적 컨텍스트를 자연과 관광이라는 두가지 기치 아래 행해지는 수많은 건축 프로그램들을 통해 독특한 보여주기가 행해진다. 다른 형태, 다른 재료, 다른 공간들을 표방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은 위에서 말한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요인들과 어우러져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위의 방향성을 어떻게 읽어나가며 또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하는 이야기들은 비단 위 로젝트 뿐만 아닌 모든 건축가들의 방향성제시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진부하지 않은 표현방법과 일관성을 가지는 공간과 간결한 구조,지역색을 가지는 재료 등의 이야기들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남과 다름을 인정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건축적 환경에서 우리의 선택은 다름이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 정답인지, 혹은 다름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기 위한 행위를 해야하는 것인지 선택하여야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곧 무지향성의 건축이 일관성을 갖게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동시에 이 대지에, 이 사람들에게 서 있는 건축물이 실제하는 이상체로써 나타날 것이다.

돌

길

바람

풍경
외부의 요소들
제주도의 전통적인 컨텍스트인 돌, 바람, 길, 풍경은 모든 건축적 컨셉의 시발점이된다. 그리고 모든 요소들은 서로가 상호작용하며 건축과 도시, 자연에서 단독으로 혹은 종
합체로 표현되고 이는 조형적, 구조적인 모티브로써 작용을 한다.
다음과 같은 추상적 모티브들은 건축에서 공간적인 메타포로 작용을 하며 시지각적인 건축공간을 제대로 구현 시켜준다.

대지
제주시 북동쪽 구좌읍 김녕리에 자리한 이 게스트하우스는 우리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읍내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김녕초등학교 후면과 담 하나를 마주하고 있고, 길을 따라 10여미터만 나가면 읍내를 관통하는 중심길과 만난다.
해당 사이트는 상당한 대지면적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첫째는 김녕초등학교와 접한 남서측 부분의 계획도로 부지이다. 이 부지는 약 124m2 정도가 저촉된 부지로써 대지 면적에서 해당부지 면적을 제하여야 한다. 이 제척면적을 제외한 대지면적은 461.01 m2 이 된다. 주 진입은 지적도 상 도로와 맞닿은 대지 동측 상부가 되어야 하나, 실제로 남측에서 연결된 현황도로가 있으므로 대지 동측 하부 도로에서 진입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집과 학교의 담장으로 가둬진 땅을 주차장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겠으나 현 진입부는 서측과 남측에접하고 있는 건축물들의 불법 증측으로 인하여 진입이 불가능하다.

다르게 보기
다르게 본다는 것은 다르게 보인다는 것과 차원론적인 문제로 풀 수는 없다. 이 프로젝트에서 다르게 보기란 다분히 공간의 감각적 경험을 다르게 체험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풍경을 마주하고 앉아 있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두사람의 공간적 체험은 자신의 살아 온 인생의 경험에 의해 투사되며 그 둘에게 있어서 공간은 상이한 다름의공간이 된다.
누군가가 이 곳으로 와서 똑같은 방에서 한날 한시에 똑같은 풍경을 본다 손 치더라도 이는 다르게 볼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필연성을 우리는 주목하고 사용자들의 경험을 최대한 같은 표상으로 보게 공간적인 유도를 한다.
하지만 모든 이들은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풍경과 똑같은 오브제들을 경험하면서 철저히 다르게 보고 그 감각을 스스로 체화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