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양주씨 !
Competition 5th award
Public
Schema, 2025
YangJu-si
경계의 모뉴먼트 – 오래된 도시와 새로운 도시의 연결
경계의 모뉴먼트 – 오래된 도시와 새로운 도시의 연결
양주의 오래된 고을과 양주역을 중심으로 한 개발사업지의 사이의 유양천은 영주 아트센터와 어울림 센터를 가로지른다. 주변의 농지와 낮은 구릉의 자연은 아마도 새로운 개발로 인하여 급격하게 변할 것이다. 하지만 개발의 끝자락의 이 공간은 아마도 천천히 변할 것이다. 이러한 장소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공공의 시설은 그 프로그램의 역할로 인한 공공성 기여에 그 목적이 크겠지만, 상대적인 도시 변화의 이질적인 공간으로서 장소성도 중요하다. 도시의 공시적인 연결성 못지않게 통시적 연결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양주 관아지를 비롯한 과거의 흔적과 새롭게 생기는 중심지의 현대 도시와의 연결을 꾀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바로 그 도시만의 문화적인 인프라로 완충공간을 형성하고 새로운 이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모이는 작은 문화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마을의 도시 경관은 충분히 상징적이고 경계의 모뉴먼트로 작동해야 할 것이다.

경계 너머의 살가운 마을
아이를 낳으면 온 마을이 기른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은 우리네 예전 마을의 그것과 같았다. 여전히 주민들의 온정이 가득한 아이를 향한 돌봄의 행동들은 그 아이가 커 가면서 내리 사랑을 할 수 있는 동인으로 작동했다.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인간 사회적 구성이 피를 통하지 않은 다양한 이웃까지 받아들이는 관습은 전통이면서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기본적인 공동체 가치관으로 생각되고 있다. 현대화라는 미명 하에 개인주의가 극도로 팽배해지고 사회의 뿌리부터 차가운 경계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지금 세대를 아우르는, 세대의 경계가 무너지는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양주의 어울림 센터는 경계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 경계를 뛰어 넘어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하며, 동시에 다양한 경계의 흐트러짐으로 인하여 이 공간의 모든 구성원이 살갑게 마을의 한복판에서 웃고 떠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묘한 중정에서 모두들 한자리에 모여 왁자지껄 떠들며 한껏 들 떠있는 모양새들이 마을의 축제인가 싶다. 행복한 주민들의 모든 행동들을 어디서든 볼 수 있어 그 흥겨움은 배가 된다. 투명한 복도 너머 보이는 사방의 풍경들은 무엇보다 이곳이 저 각박한 세상과 동떨어진 공간임을 보여준다. 얼마 전 한적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친 어르신 부부, 양주예술센터에서 만난 젊은 커플들, 양주역 앞에서 만난 유치원생들, 간간이 마주쳤던 동네 사람들을 한곳에서 만나는 것도 드물지 않은 일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두들 스쳐 지나가며 보이는 따뜻한 눈웃음과 살짝의 목례는 이 곳이 얼마나 친절한 마을이며 도시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양주의 어울림 센터라는 것이 참으로 어울리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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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질의 경관
이는 사방의 너무나 다른 도시 맥락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모든 면이 균질하게, 그리고 그것의 연장으로 시각적인 연속성을 꾀한다. 논, 밭과도 같은 경작지를 대변하는 면, 새로운 도시의 그것을 상징하는 면, 자연과 인공의 발칙한 조화를 보여주는 면, 옛 추억의 도시를 그리는 면으로 이루어진 네 방향의 경관을 담는다. 그리고 이 사방의 경관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다르지만 우리에게 그 틀은 항상 균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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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틈
경관의 틈은 또다른 마을로 들어가는 공간이기도 하고, 마을에서 비균질적인 풍경을 제공하는 틀이기도 하다. 외부의 풍경이 그대로 내부로 전이되는 것이 아니고 내부에서 외부로의 풍경은 우리가 지나친거나 머무른 그 자리에서 인식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 경관의 틈은 다시 중정으로 켜를 이루며 간접적인 경관을 투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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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 들의 연속으로 생성되는 마을
처마이며 동시에 벽인 경관을 투영하는 면 하부의 순환공간은 1층의 투명한 프로그램을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둘레길이다. 이 음영의 공간은 지나가다 비를 피할 수도, 더운날 햇빛을 피할 수도 있는 지나감의 공간이다. 이 음영의 켜를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또다른 투명한 켜가 보인다. 투명한 이 복도라고 명명하는 공간은 실외의 중정과 내부 프로그램의 켜로 작동하며 이 또한 내외부를 동시에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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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의 공간과 대비되는 비정형의 중정
정방형의 중정은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독립성에서 말미암은 비틀어진 볼륨들로 인하여 비정형적인 중정으로 변한다. 이는 곧 규칙성을 가진 마을을 벗어난 또 다른 형태의 마을을 상징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균질적인 경관의 틈에 변화가 생기고 마치 동네의 골목길의 비균질한 풍경을 가져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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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마을 나가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이 어울림센터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뒤로하고 빠져나갈 때, 세 방향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과거를 보면서 나갈 것인지, 미래를 보며 나갈 것인지, 자연으로 나갈 것이지 고르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각 외부공간은 내부의 다양한 경험이 외부에서도 그대로 연계되며 경관과 함께 동화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