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다목적체육센터 및 어린이공원
Cultural / 2024 / Bangbae-dong, Seoul
competition entry
재개발 단지의 위상과 퍼블릭 스페이스
오래된 저층의 고밀도 주거단지를 아파트라는 최고의 재테크수단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한국도시민들의 고도화된 욕망이다. 이 욕망을 막대한 수익의 실현으로 바라보는 건설사와 지역주민의 증가로 인한 세수의 증대로 환원되길 바라마지 않는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현실화가 된다. 물론 이러한 막대한 자본의 양산을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못하는 시민들도 많다. 이러한 불만의 요소와 욕망의 발현 중간쯤 어딘가에 우리 도시민들에게 필요한 장치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기부채납이라는 행정적 절차와 관용을 바탕으로 한 공공시설물들의 건립이다. 이 또한 자본이 투입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쓰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이 새로운 공공시설물은 어찌보면 새롭고 편리한 주거환경의 취득으로 인한 호사를 누리는 것에 대해 그렇지 못한 누군가의 불만에 대한 예방책이며 전환책이리라. 하지만 누구든 우리 시민들에게 공공의 공간을 그것도 자연과 공원, 운동장을 내어주는 일을 환영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불평등의 불만을 담보로 삼은 공공의 건축물들을 아주 잘 지어서 시민들 품으로 넘겨야 할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들 사이의 작은 공원과 체육관
최고높이 25층의 위용을 자랑하는 방배 H아파트단지는 이수중학교와 마주한 매봉재산 끝자락 도구머리 공원을 배후로 자리한다. 방배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는 이 새로운 아파트 단지는 그 자체의 높이도 높이지만 대지의 높이로 인하여 더욱 높아 보이는 착시를 가져온다. 이렇게 높디 높은 아파트 단디 사이에 가파른 경사지를 활용한 어린이 공원과 시민들을 위한 공공체육시설이 들어선다. 동서로 긴 장방형의 대지는 주변의 경사로 인한 법면과 사면들로 인해 대지 사용의 제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전면부 어린이 공원의 저점에서 바라본 모습은 무엇이 들어와도 성체의 위용을 뽐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주변의 아파트들은 이 죽순처럼 솟아오른 체육관을 다 자란 대나무처럼 너른 마음으로 품어줄 것이다. 이러한 도시적 컨텍스트는 아파트, 공원, 절벽 위 학교 등에 둘러싸여 도시경관의 특이성을 한껏 드러낼 것이며 이러한 경관적 특이성은 곧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시설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어린이 공원
어린이 공원이라는 단어는 무척 생소할 수 있다. 어린이만 들어갈 수 있는 공원은 분명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우리네 어린이 공원을 대체하는 과거의 단어는 놀이터라는 분명한 소규모 어린이를 위한 퍼블릭 스페이스가 존재했다. 지금도 아파트 단지 안에는 놀이터가 존재한다. 아니 의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공원이라고 작명을 하고 이 금싸라기 땅에 계획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이 어린이 공원이 어린이와는 상관없는 혹은 몇 가지 어린이 유희시설들을 장치한 위장의 공원이라고, 하지만 새로 계획되는 아파트 단지 외에는 변변한 놀이터가 없는 저밀도 주거지역의 시민들을 위한 공원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어린이 공원이라면 진정한 어린이 공원으로 계획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특히 야생성을 잃어버린 우리 어린이들, 학원을 전전하며 어두운 도시의 빛나는 간판만을 바라봐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녹음의 경험과 갖가지 야생의 날것을 경험하게 하는 장소가 필요하다. 언제 와도 항상 새로움이 가득하고 그 새로움을 같이 나눌 친구들이 가득하고, 동행하는 어른들까지도 행복한 그런 공간, 바로 즐거움이란 원초적인 야생성이 회복되는 공원이 진정한 어린이 공원이 아닐까?

잃어버린 도시의 정원을 찾아서
도구머리공원과 매봉재산 방배근린공원으로 둘러 쌓인 방배동은 그래도 녹색의 혜택을 많이 받는 축에 속한다. 하지만 빽빽한 주거군들로 인하여 가로에서 녹색은 도무지 찾을 수 없다. 게다가 대규모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생겨나면서 더더욱 녹색의 그것은 점점 우리네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아파트 단지의 조경이 아무리 이쁘다 한들 그 이쁨을 향유하기에는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두려움을 먼저 이겨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삭막한 가로에 활력을 주는 정원을 계획하여야 한다. 모든 시민들이 누구나 통과할 수 있는 이 공원에, 이 체육시설에 눈을 즐겁게할 정원의 탄생은 지극히 타당한 결론이 아닌가. 기왕 눈을 즐겁게 할 것이라면 수직의 정원으로 주변의 거대한 아파트 중간에 녹색의 공간을 만들어 내자. 그것도 하늘에 직접적으로 맞닿은 수직의 정원을…

정글;짐(gym)
즐거운 야생의 어린이 공원, 하늘에 맞닿은 수직의 정원은 신설되는 체육센터의 가장 중요한 도시경관에서의 아이덴티티이다. 자연과 인공의 공존은 전면부에 드러나는 철제 큐빅의 정글짐으로 인하여 생성된다. 어린이 공원의 다양한 레벨차를 격자의 패턴을 통해 재구성하고 이러한 3.6mX3.6m 격자규격은 다시 수직으로 일으켜 세워져 체육센터의 전면에 자리잡아 3.6mX3.6mX3.6m의 입방체로 집합된다. 이것을 우리는 정글;짐이라 부르기로 한다. 이 각 입방체 모듈에는 다양한 의미소가 내포된다. 자연의 야생성, 정원의 녹색, 그것을 가로지르는 길과 수직의 계단, 그 사이에 비치는 물의 반사, 사람들의 실루엣들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커다란 투명한 막과 같다. 이 투명한, 그리고 각진 사이사이로 높은 대지에서의 도시경관이 들어오고, 하늘이 비쳐지면서 어린시절 운동장에서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대범한 친구들이 정복할 수 있었던 그 정글짐을 떠올릴 것이다.

대지
아파트 단지, 고밀도 저층주거단지, 공원, 학교 등 다양하 도시 조직과 그 범위, 방배동의 지역적 특성은 구릉지 도시의 특성과 격자형 도시의 특성이 혼재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이 혼재된 자연스러운 도시조직은 대형 아파트 단지로 인하여 보다 블록화 되고 고층건물의 특징적인 파편적 집단화를 촉발한다.